인터파크 이사 후기, 남대문 뺨치는 네고에 놀라
이사 견적을 받다보면 피곤하다. 이사 견적이라는 것이 전화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서 방문 견적을 내게 되는데, 사전 약속을 하고 온다는 시간에 맞춰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낯선 사람이 와서 집 구석구석 자그마한 공간박스 하나까지 확인시킨 뒤에 이사비용 견적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 혼자 있을 때 이사비용 견적을 받노라면 무섭기까지 하다. 대체로 이사업체 직원들이 건장하고 우락부락한 분들이 많은데, 집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다. 더 힘든 점은 한 두 군데 불러서 이사비용 견적을 받아보면 다 다르다는 점이다. 아마도 사람마다 쉽게 여기는 점과 어렵게 여기는 점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말하는 포인트가 그렇다. 예를 들어 A이사업체에서 오면 "3층에서 어떻게 그냥 짐을 내려요? 사다리 써야돼요." 라고 하고, B이사업체에서 오면 "3층에서 내릴 때는 사다리 안 써도 되고요. 대신 이사갈 곳의 2층으로 올릴 때는 사다리 써야돼요. 2층이라고 올리는건 힘들어서 못 올려요." 이런 식이다. 금액도 물론 10만원 이상씩 차이가 난다. 한 곳은 50, 한곳은 50, 한곳은 70. 결국 3곳 정도 견적을 받다가 지친 필자는 인터파크 견적도 받아보기로 했다.
인터파크 포장이사 차량을 집 근처에서 몇 번 본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인터파크에서 이사도 하나' 하면서 놀랐었는데, 그 기억이 난 탓이다. 들어가보니 포장이사, 사무실이사, 해외이사, 원룸이사, 이사 청소 등의 옵션이 있었다.
인터파크 홈스토리 이사가 믿을만한 업체라는 안내, 합리적인 이사비용이라는 광고가 있을 뿐 상세 정보는 없었다. 왼쪽에 간편상담 접수만 보일 뿐이었다. 다른 항목을 눌러보았다.
사무실 이사 탭을 눌러보아도 비슷한 광고와 좌측의 포장이사 간편 상담에 접수를 하라는 것 밖에 없었다. 그래도 인터파크라는 이름이 있으니 위탁해서 하는 것일지라도 좀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연락처를 남겨보았다.
인터파크 홈스토리 이사 견적 상담원
다음날 오전에 전화가 왔다. 인터파크 전화번호는 아니었고, 02-9XX-XXXX 번호였다. 어제 인터파크에 이사 견적 신청했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다. 이사 비용 견적이 얼마나 나올 것 같냐는 뜬금없는 질문을 또 해봤다. 이렇게 물어봤자 와서 봐야 정확하다는 소리를 할게 뻔하지만 그래도 애초에 어느 가격에서 시작하는지 보고 아예 방문견적도 안 받을 생각이었다. 그랬더니 상담원 아줌마의 답이 가관이었다.
"얼마 생각하세요?"
이건 용산의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뺨친다. 그건 당신들이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고, 내가 30만원에 이사 해달라고 하면 해줄거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어이가 없는지 웃는다. 이름만 인터파크 이사였지 그냥 동네 이사업체로 토스하는 것이었다. 실망하고 끊었는데 이 아줌마 끈질기다. 남대문 시장 네고 못지않은 흥정이 시작되었다.
그쪽에서 다시 전화해서는 이사짐이 뭐뭐냐고 꼬치꼬치 묻는다. 장롱, 책상, 책장 등 덩치 큰 항목들과 작은 것들까지 이야기 했더니, 다른 업체에 비해 10만원 싸게 해주겠다고 한다. 정말로 그 금액에 사다리차까지 쓰고 해줄거냐 물으니 해주겠다고 한다.
이미 견적을 4군데쯤 받아보고 지친 상황이라 그러자고 했다. 방문도 안 했다. 그냥 전화만 수차례 주고 받았다. 예약금만 10만원 보내달라는데, 불안하지만 보내줬다. 혹 무슨 일이 생기면 인터파크 측에 따질 생각이었다. 약속한 날 며칠 전에 불안해서 한 번 더 전화를 해 봤다. 그리고 이사날 하루 전에는 그 쪽에서 전화가 왔다.
인터파크 홈스토리 이사 후기
아침 8시에 맞춰 인터파크 홈스토리 이사라고 랩핑된 트럭이 왔다. 모두 깔끔하게 인터파크 홈스토리 조끼를 입고, 재빠르게 짐을 포장하고 실었다. 불편한 점이라면 '전화로 그렇게 깍으셨다면서요? 왜 이리 깍으셨어요?' 같은 농담인지 핀잔인지 모를 말을 하는 것 뿐이었다. 이사는 빠르게 진행됐다. 뭐 애초에 짐이 많지도 않았다. 한시간 만에 다 내렸다.
이사간 곳에서는 전선줄 때문에 조금 고생을 했다. 그러나 척척 잘 올리고 갔다.
대충 놓고 가고, 책상이나 가구들이 좀 긁힌 부분도 있고, 뒷 정리가 좀 안 된 면은 있었다. 태도를 보아하니 10만원 정도 깎았으니 이 정도는 감수하라는 것 같아 보였다. 이사는 12시도 안되어 끝났고, 돈을 주고 보냈다. 딱히 인터파크 이사라 더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없었다. 이사 몇 번을 해보았더니 이사의 질은 업체가 아니라 누가 오느냐에 따라 많이 달랐다. 이전에 2번 이용했던 업체가 있는데, 첫번째에는 남자 넷이 왔고, 벽에 못까지 박아주는 꼼꼼함은 있었으나 솔까 포장 정리는 엉성했다. 심지어 냉장고도 쓰러트렸다가 다시 세우기도 했다. 한 아저씨는 계속 나가서 담배만 피우며 농땡이를 부렸다. 그래서 다음에는 아저씨 넷 말고 꼭 아줌마를 하나 보내달라고 했고, 꼼꼼히 잘하는 팀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그랬더니 다음 번에 온 팀은 확실히 달랐다. 아줌마는 집에 붙어있는 문고리 스티커 같은 것까지 알뜰하게 다 챙겼고, 이사간 집에서도 꽤 깔끔하게 정리를 해놓고 갔다. 그 팀 전체가 좀 꼼꼼하고 알뜰했다. 이번에 인터파크 홈스토리 이사에서 온 팀은 다들 서글서글하고 젊은 사람이 2명, 나이든 아저씨가 2명이라 요령과 힘의 조화가 있었다. 대신 역시나 남자 넷이라 포장이나 정리는 영 엉성했다. 이사는 12시에 끝났으나, 오후 4시까지 배치를 다시 했다. 결론. 인터파크 홈스토리 이사나 다른 곳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인터파크 홈스토리 이사는 다음날 서비스 만족도 조사 전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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